김재권박사 첫 ‘석학연속강좌’

28일 서울 삼청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김재권(66) 박사의 ‘제1회
석학연속강좌’에 쏠린 국내 학계의 관심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국 출신의 세계적 분석철학자가 어눌한 한국어로 강연하는 동안
100여명의 국내 학자들은 그저 수강생의 모습으로 네시간을 넘게 강연을
경청했다.

한국학술협의회 박은진(과학철학) 박사는 “강의 시작 때
찾아온 학자들의 면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국내에서 열린 어느
학술회의도 이 정도 비중있는 학자들을 한꺼번에 맞은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학계의 경우 김여수 현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비롯해 서울대
철학과에서 김남두 이명현(전 교육부장관) 이태수 백종현 황경식 김효명
교수등이 참석했다. 1회 강연이 끝난 뒤 대부분의 다른 참석자들처럼
동료 교수와 토론을 벌이던 황 교수는 “세계 철학계의 첨단 논쟁을 그
당사자로부터 듣는 격”이라고 강연의 의미를 요약했다. 최근 TV에서
‘논어’ 강좌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도 개량
한복 차림으로 강연에 참석, 오전 강의 일부를 듣고 돌아갔다.

이날 강연 주제가 ‘의식과 심적 인과’(오전) ‘실체 이원론이 도움을
줄 수 있을까?’(오후) 등 전문적인 내용이었지만, 철학계만 관심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역사학을 전공한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도 강연에
참석했고, 서울대 물리학과 장회익·김두철 교수, 생물학과 최재천,
언어학과 성백인 교수 등도 오전부터 강연장을 지켰다. 미국 MIT대
김상관(수리경제학) 교수는 “다른 사정이 있어 귀국했다가 김 박사의
강연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고대철학을 가르치는 서울대 이태수 교수는 “김 박사가 강연 내내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모습과 질문에 답할 때 보여주는 진지함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과 토론 내용은 2~3년의 보완 작업을
거쳐 영국 캐임브리지대 출판부를 통해 출판된다.

이날 강연에는 40여명의 일반인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동국대에서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운연(49·여)씨는 “불교윤리도 김
박사의 사상처럼 격렬한 토론을 거쳐 나온 것”이라며 “김 박사의 논리
전개가 열려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11월11일 오후3시 같은
장소에서 일반인을 위한 강연이 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vc/content_view/content_view.html?contid=2000102970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