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라는 브랜드는 한때 남성적이고, 수출 지향적인 B2B 기업의 상징이었다. 그런 대우가 TV, 냉장고 등 소비재를 앞세워 안방 시장을 공략하고, 친숙한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 언론인의 변신이 있었다. 조선일보 최연소 경제부장, 편집국장을 지낸 김용원 전 대우전자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수출만 알던 대우그룹에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심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고 회고했다.
1959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촉망받는 경제부 기자로 활동하던 그와 대우의 인연은 1960년대 후반 시작됐다. 창업 초기,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았음에도 젊은 경제부장에게 보여준 김 회장의 통 큰 배려에 감명받은 그는 이후 정부 관료와 기업인들에게 ‘젊고 유능한 기업인 김우중’을 알리는 자발적 홍보대사가 되었다.
그 인연은 1975년 언론계를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대우그룹 합류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그에게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비서실(훗날 기획조정실)을 맡겼다. 당시 100여 명에 불과했던 대우실업에서 그는 사업가 출신들이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기업의 체계를 잡고,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김우중 회장이 사업의 최전선에서 뛴다면, 나는 그 사업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칠지를 고민하는 역할이었다”며 “대우 합창단을 만들고, 무의촌에 병원을 건립하는 등 공익사업을 통해 대우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에 주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