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영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전업 번역을 하며 예술과 문학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옮긴 책으로 『미를 욕보이다』, 『무엇이 예술인가』,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빈 서판』, 『언어본능』, 『갈리아 전쟁기』, 『나라 없는 사람』, 『끌리는 박물관』 등이 있다. 제45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진화심리학은 넓게 보면 다윈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윈은 기념비적인 저작,
『종의 기원』의 말미에 다음과 같은 과학적 통찰을 내놓았다.
“먼 미래에는 더 중요한 연구 분야들이 열릴 것이다. 심리학은 새로운 토대, 인간의 마음 능력과 재능을 차근차근 알아갈 때 생겨날 토대 위에 놓일 것이다”(Darwin, 1859).
이 예언으로부터 156년 뒤에 나온 이 책 『진화심리학 핸드북』(2판)은 다윈의 통찰에 기초해서 진화심리학이 출현했음을 상징한다. – ‘서문’에서
89명의 석학, 진화심리학의 모든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다!
오늘날 진화심리학은 심리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과학 혁명에 비견되며 학계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새로운 지평 위에 올려놓은 진화심리학은 과연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진화심리학자로 손꼽히는 데이비드 버스가 심리학, 인류학, 생물학, 정치학, 경영대학원, 로스쿨, 인문학 등 다양한 학과에 속한 89명의 출중한 학자들과 함께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진화심리학 핸드북』(전2권)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역작이다.
『핸드북』은 스티븐 핑커의 머리말로 시작한다. 여기서 핑커는 자신이 진화심리학에 이르게 된 지적 여정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고, 심리과학에 왜 진화심리학이 필요한지 자신의 견해를 설명한다. 『핸드북』은 많은 지적 기여로 진화생물학에 큰 활력을 불어넣은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후기로 마무리한다. 그 사이에 있는 52개 장은 총 9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에는 별도의 서문이 있다.
통합과학으로 나가는, 오늘날 진화심리학의 모든 것!
이번에 우리말로 번역된 『진화심리학 핸드북』은 2005년에 나온 1판의 증보판으로서 원서는 2016년에 나왔다. 『핸드북』 초판이 34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에 2판은 52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티븐 핑커, 도널드 시먼스, 리처드 도킨스의 에세이가 첨가되었다. 이는 진화심리학의 경험적 기초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것, 진화심리학이 음식, 문화, 공공정책적 의미 등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영역들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동시에 반영한다. 즉 진화심리학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가 음식, 행동면역계, 근친상간 회피, 수렵채집인의 양육과 혈연관계, 편견, 전쟁, 문화적 진화, 도덕성, 의례, 종교, 집단 선택, 리더십, 진화유전학, 진화내분비학, 진화정치심리학, 진화소비자심리학 등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진화심리학 핸드북』 2판이 다루는 정보의 범위는 진화심리학이 심리학의 모든 분과를 이미 관통했음을 보여주며 심리학의 개별 분과들에 개념적 통합성을 부여한다. 또한 이론상으로 심리학을 다른 자연과학들과 결부시켜 하나의 통일된 인과적 틀 속에 통합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