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
2013/07/10
352 페이지
22,000 원
아카넷
ISBN 978-89-5733-298-6 94900

시폐

Author(s)

조영준

Biography

조영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조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경제학박사),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4년여 동안 인문한국(Humanities Korea) 연구교수로 근무했다.
주요 논문으로 , <의 잡세 통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 , 등이 있다. 고문헌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기초로 하여, 경제학과 역사학의 접목을 통해 한국경제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다.

Abstract

“저희 상전(床廛)은 도성 밖에 있어서 이익은 작고 역(役)은 번잡한데도, 난전(亂廛)의 폐단이 요즈음 더욱 낭자합니다. 무뢰배가 여러 가지 긴요한 물건을 한데 모아 ‘박물전(博物廛)’이라 일컬으며 저희 전(廛) 앞에서 진열하여 팔고 있는데, 세력을 믿고 업신여기며 사납게 굴지만 이를 막을 수 없으니, 이 또한 힘없는 백성에게는 대단히 큰 폐단입니다.” -「문외신상전」에서

영인본 간행 30년 만에 처음 이루어진 『시폐』의 번역과 해설
-조선후기 상업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

비변사에서 서울 시전의 상소와 이에 대한 조처를 각전별로 나누어 기록한 『시폐(市弊)』가 영인본 간행 30년 만에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 네 번째 책이다. 역해자에 따르면 이와 유사한 자료의 번역 및 해설이 이뤄진 것은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조선후기 상업사 연구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역해본 『시폐』는 모두 57개 시전의 85개 상언(백성이 제출한 소장[訴狀])과 각각에 대한 제사(관의 판결이나 지령)로 구성되어 있다.
『시폐』는 공인의 시폐(時弊) 상소와 이에 대한 조처를 기록한 『공폐(貢弊)』와 더불어 1753년 영조 29년에 작성되었다. 총 3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재 제2책과 제3책만 남아 있다. 조선후기 당대의 시전과 서울 경제의 실상이 잘 드러나 있어 상인 조직 상호 간의 분쟁과 상인 조직과 비상인간 간의 분쟁, 상인 조직과 권력 기관의 분쟁 등 여러 가지 갈등의 양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 및 그 결과인 변통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주요한 열람자는 영조였다.

조선후기 서울의 시전과 폐단의 이모저모

그렇다면 당시 서울의 시전은 무엇이었으며, 어떠한 폐단이 있었기에 끊임없는 갈등과 소통, 변통이 있었을까? 우선 시전은 국역의 대가로 상품독점에 관한 전매권과 난전을 금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봉건적 특권상인의 총칭이었다. 즉 국역을 부담하는 대신에 정부로부터 자금을 대여 받거나 정부의 물품을 싼 값으로 불하받았으며, 외부의 침탈로부터 보호받았다. 시전의 국역에 대한 최대의 보상은 ‘금난전권'(禁亂廛權)이었으며, 국역의 부담을 지는 대신 특정 물종에 대한 전관권(專管權), 즉 독점적으로 취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조선후기 서울의 시전은 이처럼 국가에 대한 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기능 외에 서울 주민에게 물자를 판매하는 도소매상으로서의 성격도 지녔다.
역해자는 당시 시전에서 올린 폐단의 내용과 이에 대한 조치를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국역이 비록 의무였지만 규정된 정도 이상의 국역이 강제되었다. 둘째 관수품을 조달하면서 받는 대금의 지급이나 연체, 헐값이 문제가 되었다. 관청이나 궁궐에 납품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결국 빚이 쌓일 수밖에 없는 일이 많았다. 셋째 궐내나 각사의 발주에 따라 물품을 조달하고 대가를 받는 과정에서 관원이나 궁녀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개입되어 필요 이상의 부담이 강제되는 경우였다. 넷째 이른바 전매권 분쟁으로서 시전과 시전 또는 시전과 공장 간의 대립이 있었는데, 이는 유통 질서의 교란이나 시장의 발달과 연계되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개별적인 상인들의 개입으로 시전이 침해당하거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있었고 이들 대부분은 군문, 세도가, 왕실의 일부이거나 왕실에서 분가한 궁방 등의 세력에 의탁한 무뢰배였다.

시전 상인과 비변사 간의 소통과 변통의 한 장면

“저희 전은 단지 목화솜[綿花] 한 가지를 겨울철 석 달 동안 사고팖으로써 위로는 국역(國役)에 응하고, 아래로는 처자식을 보살피니, 생계의 잔박(殘薄)이 백각전(百各廛) 중에서 가장 아래입니다. 그런데, 각 군문(軍門)의 군병 및 여러 궁가(宮家)와 세가(勢家)의 사나운 하인들[豪奴悍僕]이 벌이는 난전(亂廛)이 점점 심해져서 시전의 생업을 모조리 빼앗으므로…”(「면화전」, 38쪽)

“저희 전은 곧 백시(百市)의 말단으로서, 폐단 역시 백시 중에서 으뜸입니다. 사복시(司僕寺)에서 소장(所掌)하는 젖소와 송아지, 모두 합해서 36마리[隻]를 해마다 늦가을에 저희 전으로 하여금 담당하여 무납(貿納)하게 하면서, 첨가(添價)라고 칭하며 단지 돈 90냥을 줄 뿐입니다.”(「우전」, 63쪽)

면화전의 상언에 대한 비변사의 제사는 “다른 전에서 이미 금단(禁斷)하였으니, 마찬가지로 시행하라”는 짧은 조치가 있었지만, 우전의 상언에 대해서는 “젖소 18마리를 송아지와 아우르면 36마리가 되는데, 사복시에서 당초에 값을 준 것이 몇 해나 오래되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단지 첨가를 주고 진배한 그 사이 우전은 그 사람이 여러 번 바뀌었고, 지급한 소 값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으니, 근거 없이 진배하여 원통하다 하소연함이 하늘에 사무친다….” 등 자세한 판결과 조치 내용이 이어진다.
역해자에 따르면 면화전이나 우전의 상언은 피해 상황을 극대화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엄살이다. 시전이 호소한 내용은 전형적인 수사법에 해당하는데 “생계의 잔박(殘薄)이 백각전(百各廛) 중에서 가장 아래”라거나 “백시(百市)의 말단으로서, 폐단 역시 백시 중에서 으뜸”이 그 예이다. 면화전은 2푼, 우전은 1푼의 국역을 담당했는데 이러한 규모는 다른 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풍족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Original Volume

Title : 市弊
Author : 備邊司
Published Year : 1753
저자(한글) : 비변사
원서 언어 : 漢文
저자 약력 : 비변사 (備邊司)
16세기~19세기에 걸쳐 조선왕조의 국정을 총괄한 정부기관. 별칭으로는 비국(備局) 또는 주사(籌司)가 있다. 초기에는 주로 변경의 방위 등 외침에 대한 방략에 관련된 업무를 보았으나, 임진왜란을 계기로 기능 및 권한이 확대?강화되었다. 도제조(都提調), 부제조(副提調) 등의 당상(堂上)과 이하 실무자로서의 낭청(郎廳)으로 구성되었다. 회의와 의결의 기록인 이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며, 각종 절목(節目) 등이 수록되어 있어 사회경제사 연구의 중요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Table of Contents

다시 읽는

시폐 제2책(市弊 二)

1. 문외신상전(門外新床廛)
2. 혜전(鞋廛)
3. 은전전(銀錢廛)
4. 면화전(綿花廛)
5. 상미전(上米廛)
6. 의전(衣廛)
7. 잡곡전(雜穀廛)
8. 인석전(茵席廛)
9. 진사전(眞絲廛)
10. 우전(牛廛)
11. 동상전(東床廛)
12. 묘상전(妙床廛)
13. 내시조전(內匙召廛)
14. 외시조전(外匙召廛)
15. 마전(馬廛)
16. 월외전(月外廛)
17. 내장목전(內長木廛)
18. 철물전(鐵物廛)
19. 내세기전(內貰器廛)
20. 생치전(生雉廛)
21. 초립전(草笠廛)
22. 계아전(鷄兒廛)
23. 유기목물초혜전(柳器木物草鞋廛)
24. 상하목기전(上下木器廛)
25. 백립전(白笠廛)
26. 염상전(?床廛)
27. 징전(徵廛)
28. 복마제구전(卜馬諸具廛)
29. 흑립전(黑笠廛)
30. 문외국자전(門外?子廛)
31. 도자전(刀子廛)
32. 문외장목전(門外長木廛)

시폐 제3책(市弊 三)

33. 목혜전(木鞋廛)
34. 잡철전(雜鐵廛)
35. 거전(炬廛)
36. 창전(昌廛)
37. 저전(猪廛)
38. 육우전여인(六隅廛女人)
39. 채소전여인(菜蔬廛女人)
40. 족두리전여인(足豆里廛女人)
41. 내분전여인(內粉廛女人)
42. 문내좌반전여인(門內佐飯廛女人)
43. 침자전여인(針子廛女人)
44. 서강미전(西江米廛)
45. 마포염전(麻浦?廛)
46. 서강시목전(西江柴木廛)
47. 서빙고시목전(西氷庫柴木廛)
48. 용산염전(龍山?廛)
49. 두모포시목전(豆毛浦柴木廛)
50. 합회전(蛤灰廛)
51. 마포토정시목전(麻浦土亭柴木廛)
52. 마포초물전(麻浦草物廛)
53. 토정리곡초전(土亭里穀草廛)
54. 용산대시목전(龍山大柴木廛)
55. 용산사촌리소시목전(龍山沙村里小柴木廛)
56. 해전(?廛)
57. 축롱전시민(杻籠廛市民)
58. 제목없음

부록 1. 에 없는 시전
부록 2. 18-19세기 자료의 시전 목록

참고문헌

Gallery

도서
검색

Daewoo Foundation Library

대우재단 총서 검색

대우재단에서 연구/출판 지원한 모든 도서를 한 곳에서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2013/07/10
아카넷 출판
신국판 A5 152x225mm
352 페이지
22,000원
ISBN 978-89-5733-298-6 94900

관련 총서

대우재단 규장각 새로읽는우리고전 제18권 의산문답 written by 문중양 and published by 아카넷 in 2019

의산문답

일반적으로 『의산문답』은 홍대용이 실옹과 허자라는 두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이들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과학 사상을 전개하는

대우재단 규장각 제2권 Kyujanggak 2/2 written by 김문식, 신병주, 연갑수, 강문식 지음; 이강한 번역; Milan Hejtmanek 편집 and published by 아카넷 in 2010

Kyujanggak 2/2

규장각의 과거와 현재를 폭넓게 돌아보고 규장각에 소장된 책들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규장각의 역사와 문화” 시리즈의

대우재단 총서 전체 태그

Dtalk 가무희 가족제도 가축 갑골문자 갑골학 강철웅 개인주의 건축학 견문기 경영학 경제 경제학 계몽주의 고고학 고구려 고대 고려 고분 고전 고전주의 고진하목사시인 공학 과거제도 과학 과학기술 관료제도 광물학 교육 교육학 구조주의 국가 국경 국방 국제 그리스 근대 금속공예 금융 기독교 기록물관리 기하학 기호 기후학 김우중의료봉사상 김우중의료인상 김유석교수 꿈과휴 남미 남성 낭만주의 노예제도 노화도 논리학 농업 농학 니체 다문화주의 다산정약용 다산학 대동서 대우고전총서 대우꿈동산 대우재단 대우학술총서 대학 대한제국 데이비드흄 데이터베이스 데카르트 도교 도시 도시공학 독일 동물학 동물행동학 동북아시아 동아시아 동양 동양철학 라틴아메리카 랑케 래모음집 러시아 러시아어 레이저 로마제국 르네상스 리만 마르크스 마리드프랑스 마키아벨리 막스베버 만엽집 맥시멀리즘 메가라학파 메커니즈즈즘 목민심서 몽고 몽고제국 무역 묵자 문광훈 문명 문명의기원 문자 문학 문헌정보 문화 문화유물론 문화인류학 물리주의 물리학 미국 미니멀리즘 미술 미학 민족 민주주의 바나흐 바도모리 박지향 발굴 발해 방언 백제 법인스님 법학 베트남 벽화 보수주의 복지국가 봉건제도 분광학 분자물리학 불교 비교문학 비교언어학 비교종교학 비교학 비트겐슈타인 사회 사회계급 사회과학 사회인류학 사회주의 사회학 산업혁명 산업화 삼국시대 상문명 상주사 생리학 생명공학 생명과학 생물 생물학 생체에너지 생태학 생화학 샤머니즘 서교 서양 서양미술 서양철학 서장원교수 서재필 서학 서학사 세계화 소설 소재공학 소크라테스 소피스트 수산업 수학 스탕달 스페인 슬라브어 시민인문학강좌 시베리아 시베리아개발 시장 시장경제 시카고학파 식문화 식물학 신경 신경과학 신동흔 신라 신약성서 신화 실용주의 실증주의 실학 심리 심리학 아담스미스 아동심리학 아랍 아시아 아우구스티누스 아트선재센터 안보 알렉산드르게르첸 알타이어 암각화 양명학 양자 양자물리학 양자역학 양자학 어원론 언어 언어학 엔트로피 여성 여속사 역사 역사언어학 역사주의 역사학 역학 열역학 영국 영국혁명 영어 예술 완도 외교 외교학 우주과학 우주의기원 원철스님 유교 유기물 유기물질 유기화학 유라시아 유럽 유럽연합 유재건 유전자 윤리 윤리학 윤주옥 은대 음악 음악학 음운학 음파 음향학 응용과학 응용화학 의복문화 의상 의식주 의학 이론 이론물리학 이성 이슬람 이슬람교 이승종교수 인간주의 인공지능 인도 인류학 인문학 인상주의 인식론 인지심리학 일본 일본어 입자물리 자본주의 자서전 자연과학 자유주의 재료공학 전기 전라북도 전쟁 전통 전파 절대주의 정다산 정보통신 정보통신기술 정책 정치학 제1차세계대전 제3세계 제국 제국주의 제주도 조선 조형미술 존스튜어트밀 종교 종교학 종말론 종족제도 주거문화 죽음의춤 중국 중국어 중동 중미 중상주의 중세 중화사상 지구과학 지능 지도 지리 지리학 지명 지방 지방행정 지식의지평 지역 지역발전 지질학 진화론 진화심리학 진화학 천문학 천체물리학 철학 청나라 체계이론 체육 총론 춘추전국시대 충청남도 카시러 칸트 컴퓨터 컴퓨터공학 케인즈 쿤스트할오르후스 크로스토크 토지 토지소유 토텐탄츠 톰삭스 통계학 통신사 파장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던 포스트휴먼 폴리스 풍속 풍수사상 풍수설 프랑스 프랑스혁명 프래그머티즘 프로이트 플라톤 피카레스크 하이에크 학술연구지원 학술지원사업 한국 한국도자제작기술사 한국어 한국의정원 한글 한자 합성소재 해석학 해양법 핵물리학 행복나눔섬지역센터 행정 향약 헬레니즘 혁명 현대 현상학 형이상학 호남실학 홍대용 화엄사상 화학 화학공학 환경 환경공학 환경과학 후설 훈민정음 희곡 희극 힉스입자 힐버트
Scroll to Top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