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현(白琮鉉)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사·석사 과정 후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하대 교수, 한국철학회 『哲學』 편집인, 한국칸트학회 회장,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Universality and Relativity of Culture”(Humanitas Asiatica, 1, Seoul, 2000), “Kant’s Theory of Transcendental Truth as Ontology”(Kant-Studien, 96, Berlin & New York, 2005), “Reality and Knowledge”(Philosophy and Culture, 3, Seoul 2008)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Phänomenologische Untersuchung zum Gegenstandsbegriff in Kants “Kritik der reinen Vernunft”(Frankfurt/M. & New York, 1985), 『독일철학과 20세기 한국의 철학』(1998/증보판2000), 『존재와 진리―칸트 의 근본 문제』(2000/2003/전정판2008), 『서양근대철학』(2001/증보판2003), 『현대 한국사회의 철학적 문제: 윤리 개념의 형성』(2003), 『현대 한국사회의 철학적 문제: 사회 운영 원리』(2004), 『철학의 개념과 주요 문제』(2007), 『시대와의 대화: 칸트와 헤겔의 철학』(2010) 등이 있고, 역서로는 『칸트 비판철학의 형성과정과 체계』(F. 카울바하, 1992), 『실천이성비판』(칸트, 2002/개정판2009), 『윤리형이상학 정초』(칸트, 2005), 『순수이성비판 1 · 2』(칸트, 2006), 『판단력비판』(칸트, 2009),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칸트, 2011), 『윤리형이상학』(칸트, 2012), 『형이상학 서설』(칸트, 2012), 『영원한 평화』(칸트, 2013) 등이 있다.
칸트의 인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자연인 칸트가 자연적 존재자인 인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리고 대략 18세기 말 유럽 지식인들의 인간에 대한 지식 수준이 어떠했는지를 볼 수 있는 “실용적 관점에서의 인간학”이 ‘한국어 칸트전집’ 16권, 대우고전총서 37권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어 칸트전집’(총24권 예정)은 기존에 대우고전총서로 출간된 칸트 번역·주해서를 포함해 칸트 생전에 발표한 전체 저술과 이 저술들을 발간하는 중에 지인들과 나눈 서간들, 그리고 미발간 원고 중 칸트 말년의 사상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유작을 대상으로 한다. 칸트전집의 번역 대본은 칸트 생전 원본이고, 서간과 유작은 베를린 학술원판 전집을 대본으로 삼았다.
14년의 사강사 생활 끝에 마침내 정교수에 취임한 칸트가 실용적 견지에서 ‘인간학’ 강의를 시작한 것은 1772/73년 겨울학기인데, 이 강의는 당시 대학의 최고 인기 강의여서 칸트는 이를 1795/96년 겨울학기까지 매년 개설했다. 노령으로 더 이상 강의를 할 수 없게 되자 칸트는 이 강의록을 정리하여 1798년에 비로소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칸트가 ‘인간학’ 강의를 하던 기간은 그의 철학을 상징하는 ‘비판철학’의 시기로서 칸트의 사상이 만개해 있던 때이다.
칸트가 ‘인간학’ 강의를 시작할 시기에 이미 대중들은 영국에서 유입된 로크의 ‘인간지성론’, 흄의 ‘인간본성론’에 관심을 보였고, 프랑스의 지성 볼테르와 루소의 저술들을 통해 새로운 인간 이해의 지평을 넓혀가던 때였다. 이러한 지적 상황에서 칸트는 바움가르텐의 “형이상학”의 일부였던 ‘경험 심리학’을 출발점으로 삼되 그 안에 포함되어 있던 형이상학적 요소들을 당대의 과학, 역사, 문학, 여행기 등을 통한 체험적 지식으로 대체해나갔다. 이로써 칸트는 이 강의를 거듭하는 동안 젊은 수강자들에게 인간에 대한 스콜라적 규정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실천적 지혜를 제공하고자 했다. 곧 칸트는 ‘실용적 관점에서의 인간지’를 겨냥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