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인
현재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연구 분야는 비교 정치사상, 한국 현대 정치사상, 문화와 정치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넘나듦(通渉)의 정치사상』(2013), 『한국 현대 정치사상과 박정희』(2014), “Western-Centrism and Contemporary Korean Political Thought”(서구중심주의와 현대 한국 정치사상, 2015) 등이 있다.
고희탁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SS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주제는 동아시아 근대화 사상동력에 대한 탐구, 계몽기 유럽에서의 동아시아 위상과 역할 등이다. 주요 논저로는 『일본 근세의 공공적 삶과 윤리』(2009), 『에도시대 ‘민’의 정치적 각성과 그 역설』(2012), 『마루야마 마사오의 일본근세정치사상사연구와 서구중심주의의 굴레』(2015), 『근현대 일본에서의 서양문명 수용의 이중주와 그 유산』(2016) 등이 있다.
김광수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 대학교(North-West University)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남아프리카사』(공저)(2013), 『1950-1960년 콩고민주공화국 바콩고동맹(ABAKO)의 정체성의 변화에 대한 고찰』(2014), 『1990년대 이전 중국의 대남부아프리카 외교정책 고찰』(2015),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명 변경과 역사의 재맥락화: 새로운 정체성과 역사의식 만들기』(2015) 등이 있다.
김은실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관심 분야는 정치사상, 문화와 정치, 인간주의, 페미니즘, 한국여성사 등이며, 주요 논문으로는 「근대 러시아의 문화정체성에 관한 고찰: 논쟁과 담론을 중심으로」(2015), 「중심-탈중심주의의 문화정치학: 조선중화주의와 모스크바 -제3로마사상을 중심으로」(2013), 「인간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근대적 성찰」(2011), 저서로는 『서양 고대·중세 정치사상사(공저)』(2011), 『한국 근현대 여성사(공저)』(2011) 등이 있다.
김은중
현재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전공했으며 최근에는 라틴아메리카 탈식민성과 사회운동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라틴아메리카의 전환: 변화와 갈등(상), (하)』(공저), 『포스트- 신자유주의 시대의 라틴아메리카 사회적 시민권』(공저), 『세계·지방화 시대의 인문학과 지역적 실천』(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라틴아메리카, 만들어진 대륙: 식민적 상처와 탈식민적 전환』 등이 있다.
류칭(刘擎/劉擎)
현재 화동사범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네소타 대학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서양사상사, 정치철학과 국제정치, 중국현대사상이다. 주요 연구로는 「중국은 얼마나 특수한가」, 「중국에서의 자유주의: 잠재성과 딜레마」, 「학술과 사상의 분열」, 「유가부흥과 현대정치」, 「성동격서(聲東擊西)」 등 다수가 있다.
박은홍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및 동대학원 아시아비정부기구학 전공과정(MAINS)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민주누리》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의 민주화와 과거청산』(공저, 2004), 『동아시아의 전환: 발전국가를 넘어』(2008), 『아시아의 정치변동과 사회운동의 변화』(공저, 2010) 외, 주요 논문으로는 「제3세계 ‘자유의 왕국’을 향한 영구혁명」(2011), 「민족혁명과 시민혁명: 타이와 미얀마」(2014), 「탈식민체제로서의 ‘우리식 사회주의’의 식민성」(2015), 「미얀마, ‘질서있는 이행’ 모델」(2016) 등이 있다.
엄한진
현재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연구 분야는 아랍사회연구, 이민연구, 종교사회학이다. 주요 저서로는 『이슬람주의』(한국문화사, 2014), 『다문화사회론』(소화, 2011)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동질화에 대한 반발로서의 극단주의 현상」(2015), 「강원지역 농축산업 분야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과 일상생활」(2014), 「새로운 전쟁으로서의 중동전쟁」(2013) 등이 있다.
이지은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인도 하층카스트 운동, 식민지 시대와 탈식민 시대의 사회적 담론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사료로 보는 아시아사』(2014, 공저), 논문으로는 「반(反)서구중심주의에서 원리주의까지―아리아 사마즈의 힌두 민족주의적 문화운동을 중심으로 본 인도 종교 커뮤널리즘의 기원」(2016), 「힌두 전통에 대한 남인도 비(非)브라만적 인식론: 뻬리야르의 “라마야나” 읽기」(2014) 등이 있다.
전제국
국가공무원 출신으로 현재 국방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OSU)에서 동아시아 정치경제 비교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30년간 국방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군비통제기획과장, 국방중기계획과장, 국제정책관(국장), 국방정책실장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싱가포르: 도시국가에서 글로벌 국가로』(2002), 『동남아의 정치경제(공저)』(1995), 『전략환경과 국방비』(2005), 『글로벌평화활동』(2011) 등이 있고, 주요 논문이 『국가전략』, 『정책연구』, 『한국과 국제정치』, 『국방정책연구』, 『외교안보연구』, Pacific Affairs, Asian Perspective , World Affairs, Third World Quarterly 등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조경란
현재 연세대 국학연구원 HK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국의 현대 사상과 지식인 문제이며, 최근에는 ‘좌파-오리엔탈리즘’과 ‘제국 담론’이라는 개념을 매개로 중국연구방법론에 대해 쓰고 있다. 저서로 『20세기 중국 지식의 탄생』, 『현대 중국 지식인 지도』,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공저), 『理解中国的视野: 汪暉學術思想評論集』(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 탈서구중심주의 담론의 아포리아―20세기 국민국가와 중화민족 이데올로기의 이중성」, 「냉전시기 일본 지식인의 중국 인식―다케우치 요시미의 중국관: 사상적 아포리아와 ‘좌파-오리엔탈리즘’」 등이 있다.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여러 문명과 지역들의 다채로운 성찰과 대응
이 책은 멀리는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랍 지역부터 러시아, 인도, 동남아를 거쳐 가까이는 일본, 중국까지 포함한 여러 문명과 지역들의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다채로운 성찰과 대응을 다룬다. 정치적·경제적·군사적 대응보다는 사상적·문화적 대응을 다루고 있는데, 서구문명의 문화적 지배는 서구문명이 보유한 강력한 정치적·경제적·군사적 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비서구의 입장에서 서구의 문화적 지배와 그것에 대한 성찰과 대응을 그러한 힘과 분리해서 고찰하는 것은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비서구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힘을 비축하는 동안 서구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지배와 압박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한편, ‘비판적 자기 성찰’을 통해 문화적 자주성과 사상적 주체성의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서구문명의 전일적 지배를 종식시키고 비서구문명들의 평등한 참여와 인정을 열망하는 ‘해방의 의지’를 보존·확충·심화하는 것이 그들의 생존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필자들은 세계의 여러 지역과 문명에서 출현한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복잡다기한 대응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전공 분야, 접근방식, 학문적 관심들 역시 다채롭기 때문에 연구 대상의 시기나 소재도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이지은은 식민지 시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도 역사학의 변천 과정을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박은홍은 1950년대 후반부터 1965년에 이르기까지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정권이 주장하고 실천에 옮기고자 했던 ‘제3세계주의’를 탈서구중심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또한 김은실은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을 17세기 말 표트르 1세부터 푸틴 정권 시기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으로 검토한다. 비슷하게 고희탁 역시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메이지유신부터 현대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거시적으로 개관한다. 아프리카의 탈서구중심적 대응을 다루는 김광수는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본격적으로 제창되어 아프리카 전역에서 열렬한 호응과 지지를 이끌어낸 ‘아프리카 르네상스’ 이념을 아프리카중심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엄한진은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아랍 세계의 전반적 대응을 ‘역오리엔탈리즘(reverse orientalism)’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전제국 역시 1990년대에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제기되어 전 세계적 논쟁을 촉발시킨 ‘아시아적 가치론’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탈서구중심적 대응을 다룬다. 조경란은 이른바 ‘중국의 꿈(中國夢)’ 또는 ‘중국의 길(中國道路)’을 분석하면서 서구중심주의에 대항하는 중화주의의 현대적 부활과 쇄신을 읽어낸다. 중국 학자 류칭(?擎/劉擎)은 좀 더 학술적인 관점에서 중국 사상계의 서방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을 검토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중국중심주의의 부상을 경계하면서 대안으로 횡단문화의 보편성을 추구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김은중은 ‘근대성’, ‘근대 세계체제’, ‘자본주의 세계경제’가 라틴아메리카(와 그 원주민들)에 대한 정복, 학살 및 수탈이라는 식민성과 한데 엮여서 진행된 역사적 현상이므로, 사후에 식민성과 근대성을 인위적으로 분리시키고 근대성을 유럽 문명의 독자적인 성취로 제시하는 유럽중심적(유럽예외주의적) 이론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논변을 제기한다. 이는 근대성 및 자본주의에 대한 우리의 상식화된 견해, 곧 유럽중심적 해석을 내부에서부터 전복적으로 해체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서구문명, 근대성, 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해석학적 전환을 요구한다.
전통 시대에 우리의 선조들은 오랫동안 중화주의적 세계관과 질서 및 문화를 불변의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것을 주변적이고 지방적인 것으로 비하해왔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장구하게 군림해온 중화주의는 서구의 충격과 함께 19세기 후반에 결정적으로 붕괴했다. 현대 한국 사회는 삶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그 초깃값이 ‘서구적인 것의 보편성과 우월성’, ‘한국적인 (동아시아적인) 것의 특수성과 열등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달리 표현하면, 오늘날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대부분의 삶의 영역에서 서구중심적 세계관과 질서 및 문화를 보편적이고 우월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한국적인(동아시아적인) 것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서구문명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군림과 그에 수반하는 서구중심주의는 전 지구적인 것으로서 그 위력과 매력에 대등하게 맞서는 것은 당분간 역부족이란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 하더라도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한국을 (우리가 습관적으로 견주어 보는)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보면, 심각할 정도로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은 새삼 강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책에 실린 개별 논문들의 저자들은 서구중심주의와 그것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면서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비서구지역의 다양한 대응전략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논문들을 접하면서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고 나아가 심화시키는 것은 이제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