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에섹스대학, 서강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을 맡고 있다. 연구 관심분야는 체제이행과 응용계량경제학이며 주로 구사회주의 국가들과 북한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7) 등이 있다. 영국경제사학회 T. S. Ashton Prize, 한국경제학회 청람상, 서울대학교 학술연구상, 대한민국 학술원상, 니어재단 학술연구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했으며 통일부의 통일미래기획위원회 경제분과장을 맡고 있다.
김선혁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행정학과 교수로 있으며, 민주주의, 민주화, 시민사회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The Politics of Democratization in Korea와 Economic Crisis and Dual Transition in Korea가 있고, 엮은 책으로 『분권헌법』, 『국정의 상상력 I, II』이 있으며, 다수의 학술지 논문을 게재하였다.
허재준
서울대학교 무역학과와 대학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10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시에서 한국노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디지털 전환이 제기하는 미래 통찰에 기초하여 노동제도, 교육시스템, 사회보장체계 개선 방안에 관한 정책 자문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대전환기 한국사회』, 『자영업, 플랫폼 노동, 그리고 복지국가』,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the Future of Work, 옮긴 책으로는 『무역, 고용, 노동기준』, 학술논문으로는 “ICT Diffusion and Skill Upgrading in Korean Industries”, 「인공지능과 노동의 미래」 등이 있다.
한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있으며, 조직사회학, 예술사회학 분야에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 사회의 제도에 대한 신뢰』, 『사회 안의 조직, 조직 안의 사회』, 『플랫폼 임팩트 2023』(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사회 사상을 소설로 만나다 : 가능한 최선의 사회를 찾아서』, 『예술사회학』(공역) 등이 있다.
김재석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스탠퍼드대학교 동아시아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 Fellow)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조교수로 근무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와 서울대학교 중국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 지구화와 다국적 기업, 중국과 한국의 기업문화, 민족주의와 초국경 이주, 탈사회주의와 도덕의 문제, 도시와 지역사회운동,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의 적용과 한계, 음식 문화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은 책으로 Chinese Labor in a Korean Factory (Stanford University Press), 공동저술서로 Irony, Cynicism, and the Chinese State (Routledge)와 China at Work (Palgrave-Macmillan)이 있으며, 그 외 다수의 학술논문이 있다.
다섯 가지 키워드로 내다보는 자본주의의 미래
거시적인 이론부터 미시적인 현상까지
한국의 상황에 맞는 분석과 사례 제시
이 책은 ‘경제체제’, ‘민주주의’, ‘범용기술’, ‘기업’, ‘노동과 여가’라는 다섯 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자본주의를 탐구하고 있다. 제1장에서 김병연(서울대학교 정치학부 교수, 국가미래전략원장)은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가 체제 안팎으로 마주한 도전들을 살펴본다. 체제 내적으로는 공유 경제나 기술 발전이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 이들은 자본주의의 일부이거나, 새로운 체제로서 성립하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보다 심각한 도전은 소득 불평등과 환경 파괴와 같이 체제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위협이다. 특히 환경 문제는 모두가 문제라고 여기는 반면, 소득 불평등은 일부에게만 고통을 주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협력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제2장에서 김선혁(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은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가 단독으로 움직이는 원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조합이 균형을 잡고 타당성을 입증해 왔지만, 이는 항구적인 것이 아니며 자본주의나 민주주의 어느 한쪽의 심각한 변화는 다른 한쪽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론과 사례를 통해 확인한다.
제3장에서 허재준(한국노동연구원장)은 증기기관이 등장하던 산업혁명 시기처럼, 지금이 디지털 기술을 비롯한 새로운 범용기술로 인해 경제 시스템 전반이 변화하는 시기로 파악한다. 이러한 변화는 소수에게는 새로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다수에게는 삶의 터전을 잃어 고통 받는 위기가 된다. 변화에는 늘 충격이 뒤따르지만, 그것을 방치해서는 안 되며, 불평등을 완화하는 주체로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제4장에서 한준(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은 자본주의와 불가분의 관계인 기업이 변화 속에서 적응하고 도태되는 모습을 조직생태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검토한다. 글로벌화, 디지털화, 금융화라는 거대한 변화에 기업은 자신의 형태를 바꾸고 다양성을 추구하여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적응을 위한 기업의 활동이 다시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반드시 선순환의 관계는 아니었으며, 자본주의와 기업의 공생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제5장에서 김재석(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중국연구소장)은 높은 임금, 맞춤형 복지제도, 원격 근무 등으로 바람직한 기업 문화를 선도한다고 알려진 ICT기업의 노동자들을 취재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일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워라밸’을 누릴 수 있어서 고마움을 느끼지만, 동시에 업무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집에서조차 일에 시달린다고 토로한다. 또, 조사를 통해 ICT기업의 노동과 여가의 균형은 ICT기업이 호황이었기에 가능했음을 짚으면서, 앞으로도 이 조건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국의 시점에서 전 지구적인 문제를 다루다
오비탈 랑데부Orbital Rendezvous 시리즈의 첫 책
이 책은 대우재단 학술운영위원회가 기획하고 학계의 전문가들이 함께한 공동연구의 성과를 출간하는 오비탈 랑데부Orbital Rendezvous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대우학술 기획 공동연구에서는 대전환의 시기에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확인하고, 앞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설정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제시하려 한다.
그 첫 번째 연구 주제가 ‘자본주의의 미래’이다. 우리는 이미 자본주의에 어떠한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극복해왔으며,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삶의 방식을 변화시켰고, 소득 불평등과 환경 문제를 일상적으로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제까지의 자본주의가 앞으로도 이대로 계속될 것인지, 계속된다고 해도 정말로 이대로 괜찮은지 묻게 되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수많은 진단과 전망이 제출되고 있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첫째로 이 책은 다섯 명의 학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여 자본주의의 거시적인 이론부터 미시적인 현상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둘째로 이 책은 한국 학자들이 한국의 상황과 사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모습으로부터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서술은 다섯 명의 저자들이 하나같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몸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지식인들의 대화로 그치지 않고, 모두가 함께하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저자들의 간곡한 요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