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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스님의 사사건건 7

밥주지 차주지 놀아주지 걸어주지 <한겨레 휴심정 제공> 절집 소임 중에 주지가 있다. 절의 대표자인 셈이다. 이십대 초반 시절, 계룡산 신원사에서 천일 기도 정진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절 대표 전화가 울렸다. “여보시유~ 거기 사장님 좀 바꿔 주시유” 투박한 충청도 억양을 가진 나이 든 남성의 목소리다. “네, 전화 잘 못 거셨습니다.”말하고 끊으려는데 남성이 급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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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6

쥐약 먹은 고양이도 살려내는 괭이밥풀 야생초 지혜: 비단풀 그 약초를 만난 건 전혀 뜻밖이었다. 나는 그날 원주의 깊은 골짜기에 있는 고산호수를 다녀오는 길이었다. 평소에도 물을 좋아해 이따금 찾아가던 호수. 그냥 호숫가에 퍼질러 앉아 잔잔한 물 위로 날아다니는 두루미들을 보고, 시간을 엿가락처럼 줄였다 늘였다 하는 뻐꾸기 소리를 듣기만 해도 온갖 마음의 시름을 덜어낼 수 있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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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스님의 사사건건 6

적막한 산중에선 무슨일을 하고 사는가 <한겨레 휴심정 제공> <한겨레 휴심정 제공> “스님, 지금 저희들과 차를 마시고 있는 시간 밖에서는 어떻게 지내십니까?” 칼끝이 뾰쪽한 말 한 마디. 진검 승부의 기운이 감지된다. 내가 즉각 답한다. “수시(隋時)- 그때 그때.”  몇 해 전에 인문학 소양을 두루 갖추고 여러 종교의 공부 내공도 깊으신 지인이 차를 마시다가 무심한 듯 내게 던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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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5

쥐약 먹은 고양이도 살려내는 괭이밥풀 야생초 지혜: 괭이밥 “삶에서 진정으로 값진 것들은 모두 값이 없다네.” 중세 독일의 시인 에바 스트리트마터의 <가치>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나는 매일 소농의 밭으로 출근해 밭에 자라는 식물들과 아침 인사를 할 때마다 이 시구를 실감한다. 백여 평 정도 되는 밭엔 고추, 고구마, 들깨, 서리태 , 쥐눈이콩, 참외, 수박 등이 자라는데, 그 사이사이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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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4

그들이 곡식을 두고도 굶어죽은 이유는 야생초 지혜: 토종 씨앗 토종이란 말에서는 고향의 흙냄새가 물씬 난다. 토종 씨앗에서는 늦가을 배추 뿌리를 씹을 때 혀끝에 느껴지던 들큰한 냄새가 난다. 오늘 난 텃밭에서 토종 씨앗을 받았다. 봄 내내 텃밭에는 토종배추, 토종무, 토종당근, 토종갓이 피운 노란 꽃무리로 찬연했다. 초등학생 키만큼이나 자란 꽃무리는 혹한의 겨울을 이겨낸 존재감을 뽐내는 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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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3

죽여도 죽지않은 불로초가 마당과 들에 널려있다 야생초 지혜: 쇠비름 고진하 목사시인의 원주의 집 불편당 마당 <한겨레 휴심정 제공> 불편당은 온통 여름풀로 뒤덮였다. 앞마당과 뒤란, 장독대 뒤편으로 무성히 자란 잡초 일색이다. 누가 와서 보면 호랑이가 새끼 치겠다고 하겠구나. 하지만 우리는 여름풀을 아껴 베어내지 못하고 있다. 여름풀은 우리의 식량이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이 낡은 한옥으로 솔가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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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스님의 사사건건 5

산승의 방문 안은 이렇습니다 출가 이후 나름의 규칙을 정했다. 방에 열쇠를 채우지 않는다. 그리고 텔레비전을 들여놓지 않는다. 이 둘은 지금까지 잘 지키고 있다. 방에 열쇠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먼저 산사의 방에 열쇠가 잠겨있는 풍경이 아름답지도 않고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도둑이 내 방에 들어와 탐낼만한 물건이 있다고 한다면 최소한의 소유로 삶의 기쁨을 누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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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스님의 사사건건 4

노스님은 한마디 말이 없이 일만하지만 실상사 경내에서 일을 하는 노스님 지리산에 오시면, 노고단과 백무동이 갈라지는 곳에 자리잡은 실상사에 오시면, 고요하고 단아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들이 어우러진 숲의 풍경이 아닙니다. 화려한 꽃들이 형형색색 어우러진 꽃밭의 풍경이 아닙니다. 고색창연한 먹기와 집 대웅전도 아닙니다. 고요하고 소박하 단아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단 한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 분을 보신다면,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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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2

민들레처럼 진정 강인한게 엎드려 긴다 약성이 강하기로 유명한 민들레 민들레군락지 그 까짓 제비 새끼들이 뭐라고 봄이면 녀석들을 기다립니다. 삼월삼짓날에 붉은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녀석들을 기다립니다. 놀라운 건 동그라미 칠 달력도 없을 텐데, 녀석들은 삼월삼짓날을 귀신같이 알고 온다는 겁니다. 올해도 그렇게 찾아온 녀석들은 대문간 처마 밑에 둥지를 틀어 알을 까고 알을 품어 새끼들을 부화시켰습니다. 그렇게 제비들이 새끼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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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하 목사시인의 불편당 일기 1

야생초 지혜-질경이 고진하 목사시인(사진 오른쪽)은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고, 원주 한 살림교회목사이며, 영랑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이다. 저서로 <조금 불편하지만 제법 행복합니다>와 <명랑의 둘레>, <시 읽어주는 예수>,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고진하의 우파시샤드 기행) 등이 있다. 원주 불편당에서 잡초요리가인 부인 권포근씨(사진 왼쪽)와 살며, <잡초치유밥상>(마음의숲 펴냄)과 <잡초레시피>(웜홀 펴냄)를 공저로 썼다. <야생초 지혜1: 질경이> 나는 등산가가 아닙니다. 일주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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