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마치며: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연구를 결심한 배경은 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은 내게 삶과 철학이라는 여행길의 동반자가 되어왔다. 나는 그를 주제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그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가 되어 그의 작품을 번역하고 그에 대한 연구서들을 써냈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철학 교수들과 같은 직업 철학자들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철학은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구원을 위한 것이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자신을 진정 이해할 수 있는 익명의 영혼을 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를 진정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는가? 어느 영혼 속에서 그는 부활할 것인가? 나는 그런 사람을 찾아, 그의 영혼과 대화하려는 마음에 이 책을 지어보았다.

이승종 교수의 연구 저서들

연구를 진행하며 알게 된 가장 큰 발견은 무엇인가?

비트겐슈타인은 사람과 연관된 자연적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사람에 대한 자연과학적 접근보다는 자연사적 접근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자연사적 탐구 자체가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핵심인 것은 아니다. 그는 사람의 자연사를 철학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참조사항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언어 사용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이 언어를 사용한다는 자연사적 사실이 비트겐슈타인에게는 철학적 문제의 해소에 가장 중요한 참조사항인 셈이다. 그는 언어의 의미를 쓰임의 관점에서 해명하였다. 언어의 쓰임은 소통과 이해의 행위를 동반하며 객관적 3인칭이었던 자연과 타자는 이 과정에서 2인칭으로 다가와 1인칭인 나와 엮이게 된다. 사람의 자연적 현상을 통찰(通察)하고 기술(記述)함과 함께 언어 사용을 매개로 한 2인칭적 소통 행위의 문맥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이 책이 표방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가 새로이 부각시키고자 하는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핵심이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이 있다면?

질문: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자연주의적 해석의 대표자인 가버(Newton Garver)에게 사사했고 그와 같이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책을 쓰기도 한 저자는 그의 해석을 답습하고 있는 것 아닌가?”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자연주의적 해석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자연주의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합의된 정의가 없는데다 자연주의가 확정된 형태를 갖춘 이론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버의 초월적 자연주의도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여러 종류의 자연주의적 해석 중 하나이다.

나는 가버의 비트겐슈타인 해석에 빚진 바가 크지만, 그가 주창하는 초월적 자연주의는 나의 대안인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버의 초월적 자연주의에 대한 나의 비판은 이 책의 3장에서, 내가 주장하는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는 1장과 2장에서 집중 거론된다.

후속작 계획은 없는지?

비트겐슈타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의 윤리관, 언어관, 종교관 등의 주제를 이번 책과는 다른 구도에서 접근하고 있는 『구도자의 일기: 비트겐슈타인의 삶과 철학』이라는 책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으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우고전총서로 번역출간하기도 한 그의 『철학적 탐구』를 텍스트로 지난 수십 년간 대학과 대학원에서 진행해온 강의와 연구를 바탕으로 그 책에 대한 주석서를 집필 중이다.

이승종 교수의 비트겐슈타인 연구는 2016년 대우고전총서(철학적 탐구), 2022년 대우학술총서(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로 각각 출간되었다

연구자 이승종 교수

연세대 철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고, 뉴욕주립대(버팔로) 철학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철학과 풀브라이트 방문교수와 카니시우스대 철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있으며 같은 대학의 언더우드 국제대 비교문학과 문화 트랙에서도 강의해왔다.

저서로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논리철학적 탐구』(문학과지성사, 2002,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학술도서),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분석적 해석학을 향하여』(생각의나무, 2010; 수정증보판 동연, 2021, 연세학술상 수상작),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시공을 관통하는 철학자들의 대화』(동녘, 2018),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김영사, 2020), 『우리 역사의 철학적 쟁점』(소명출판, 2021), 뉴턴 가버 교수와 같이 쓴 Derrida and Wittgenstein (Temple University Press, 1994)과 이를 우리말로 옮긴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민음사, 1998; 수정증보판 동연, 2010)이 있으며, 연구번역서로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아카넷, 2016)가 있다. 페리 논문상, 우수업적 교수상, 우수강의 교수상, 공헌 교수상, 우수연구실적 표창, 최우수논문상(2022 대한국제학술문화제)을 수상하였다.

* 본 연구는 대우재단의 2019년 학술연구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물은 2022년 9월에 638번째 대우학술총서로 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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