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9주간 ‘포스트휴먼’ 시민인문학강좌 개최

인간은 지금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포스트휴먼’이라는 표현이 우리 시대의 상황이나 곤경을 묘사하는 핵심 단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스트휴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 조건을 살펴봐야 합니다.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이미 유전자 변형과 같은 방법을 통하여 호모사피엔스라는 생물학적 종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도하는 미래는 풍요가 넘쳐나는 유토피아일까요, 황폐화된 행성이나 새로운 계급사회의 출현이라는 디스토피아일까요?

대우재단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9주간의 시민인문학 강좌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강좌는 기술, 인간, 세계라는 대주제 아래에서 포스트휴먼이 처한 현실을 분석하고, 그 속에 내포된 위협과 새로운 가능성은 무엇인지 발견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모두가 희망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에 대한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 강연: 『인간 너머의 미래, 포스트휴먼으로 살아가기』
  • 일시: 2022년 9월 27일(화)~11월 22일(화), 강연일 19:00~21:00
  • 장소: 오송종합사회복지관 1층 대강당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오송생명1로 180)
  • 대상: 시민 누구나
  • 비용: 무료
  • 문의: 대우꿈동산 (043-273-2813)
  • 주최: 대우재단
  • 주관: 대우꿈동산, 오송종합사회복지관
  • 협력: 청주오송도서관

* 강좌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9월 20일까지 아래 링크를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강좌 세부 내용

1부 기술

신상규 / 불로초를 찾아서, 마음 업로딩은 가능한가? <업로딩과 디지털 영생>

우리는 디지털 업로딩을 통하여 죽음을 넘어설 수 있을까? 트랜스휴머니스트는 우리의 정신은 뇌라는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이라는 계산주의적 견해를 취한다. 그리고 두뇌의 시냅틱 구조와 계산과정을 스캔하여 동일한 계산(구조)을 전자적 매체에 구현하는 업로딩을 통하여 디지털 불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기억, 가치, 태도, 감정적 성향과 같은 정보적인 패턴이 보존되는 한, 우리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업로딩을 통한 이러한 방식의 생명 연장은 우리가 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강의에서는 ‘체화된 마음’이라는 논제를 통해서 업로딩의 철학적 함축을 진단하고, 온전한 생명 연장을 위해서는 생물학적 신체의 복제를 포함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상욱 / 초지능에게 인간적 가치를 학습시켜야 할까? <특이점과 초지능의 위협>

초지능(superintelligence)은 인공지능의 지능이 평균적인 인간지능을 넘어서거나 혹은 인류 전체의 지능의 합을 넘어서는 지점에 인공지능에 부여되는 개념이다. 초지능에 대한 학계의 논의는 초지능의 등장과 실존적 위험의 가능성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점에 대한 합의와 함께 초지능이 얼마나 빨리 등장할 것인지, 그에 따른 초지능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의 시급성에 의해 특징될 수 있다. 그러나 초지능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현실적으로 보다 시급한 인공지능의 윤리적 논의를 방해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의 맥락에서 인간적 가치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인공지능에게 어떤 인간적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학습시켜야 하는지 등과 관련된 심층적 탐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재희 / 메타버스, 다른 세상의 가능성? <가상현실과 메타버스>

포스트-인터넷으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가상세계 ‘메타버스’, 홀로그램을 활용한 ‘텔레프레젠스(원격현전)’가 교육과 산업현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현실의 가상화’와 ‘가상의 현실화’를 가속화하는 첨단기술을 토대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융복합 공간의 등장은 과연 다른 세상에 대한 꿈을 실현하는가? 우리는 더 이상 물질계나 생명계에 거주하지 않는다. 자연생태계와 정보기술계가 중첩된 인포스피어(정보생태계) 안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에 신경 쓰지 않는 ‘온라이프’ 방식의 인포그(정보존재자)로 살아간다. 이 강의는 포스트휴먼 삶의 이러한 독특성을 잘 보여주는 ‘가상현실’의 여러 측면들을 분석하고 그 존재론적, 윤리적, 기술정치적 의미를 살펴본다.

2부 인간

정혜윤 / 인공지능에게 어떤 예술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예술, 감정>

인공지능은 예술작품의 창작과 공연, 감상 현장에 이미 꽤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어플을 이용해 작곡 하고 그림 그리며, 옥주현 AI의 모창을 즐기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의 예술적 소산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반감은 첫째, 예술현상과 경험의 본질은 감정에 있는 반면, 둘째, 인공지능은 인간이 감정을 경험하듯 감정을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매개로 하는 예술적 경험은 진정한 예술적 경험이 아니라는 가정에 근거한다. 이 강의에서는 인공지능 예술에 대한 직관적인 반감이 많은 경우 근거 없는 것임을 밝히고 인공지능 예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의 단초들이 포스트휴머니즘 이전 시대의 예술에 대한 태도와 반응에 이미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임으로써 인간에 의한 예술과 인공지능 예술 사이의 격차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만큼이나 극복되기 어려운 것은 아님을 주장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인공지능 예술의 출현과 더불어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태도와 관점이 무엇인지도 아울러 제시하고자 한다.

전혜숙 / 혼성되고 디자인되는 신체 <신체를 탐구하는 바이오아트>

이 강의에서는 신체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바이오아트를 통해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를 탐색한다. 미술이 미생물학, 신경과학, 유전공학, 조직공학처럼 신체를 탐구하고 변화를 감지하는 과학기술 분야와 만날 때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게 되는 바이오아트는, 신체의 내부 기능과 인간 세포의 작용에 대한 관심을 시각화할 뿐 아니라, 미생물과 신체의 공생을 생각하게 만들고, 인간 신체가 향상되는 부분을 포착함으로써 포스트휴먼의 관점에서 신체를 생각하도록 만든다. 과학적 창의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바이오아트는 미술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확장시키고 있으며 신체에 대한 우리의 오랜 정체된 개념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변화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최근 활발하게 작업하는 바이오아티스트들인 애기 헤인즈, 안나 드미트리우, 소냐 보멜, 에이미 카를, 우지원, 김수현 등의 작품을 예로 들어 바이오아트를 통해 표현되는 포스트휴먼 신체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이상헌 / 인간향상은 구원/해탈로 인도하는가? <트랜스휴머니즘과 종교>

종교와 트랜스휴머니즘을 관련짓는 것이 얼핏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급진적인 인간 향상과 과학기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표하는 트랜스휴머니즘과 삶의 의미와 초월을 추구하는 종교가 반대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랜스휴머니즘과 종교 사이에 공통 근거를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들이 있다. 이 강의에서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을 수용하는 기독교적 트랜스휴머니즘과 불교적 전통 속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을 수용하는 불교적 트랜스휴머니즘을 소개한다. 기독교적 트랜스휴머니즘은 개인의 향상, 개인의 불멸성, 우주의 변형을 지지하며 세속적 트랜스휴머니즘을 비판하고 우리들 각자의 개인적 삶의 구원과 향상을 트랜스휴머니즘의 핵심적 가치라고 주장한다. 불교적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불교와 트랜스휴머니즘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술적 수단을 방편(upaya)으로 삼아 깨달음의 얻은 상태, 즉 열반과 같은 준-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지향한다.

3부 세계

석기용 / 탈진실의 시대, 진리는 나의 것? <포스트트루스와 빅데이터>

오늘날 전 세계 각지의 시민들은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과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질의 지식정보를 손쉽게 접하고 있다. 시민들을 한데 묶어주는 연결망을 통해 집단 지성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post-truth’가 이 시대의 핵심어 중 하나로 등장했다. 이것은 정보 부족이나 지역적 고립 등에 따라 유사한 다원적 상황이 발생했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객관적 진리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에 우리는 어째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리’를 사유화한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만나게 된 것일까? 가뜩이나 약탈적인 자본가들의 먹잇감이 되기 쉬운 민주주의 제도는 이로 인해 이제 더욱더 취약해진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믿었던 인공지능이 이런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증거들도 나온다.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소수가 인공지능을 의도적으로 악용하거나 부주의하게 사용함으로써 ‘post-truth’ 현상의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먼저 그 양상을 파악하고 대안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김애령 / 생태위기에 맞서 ‘다른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가? <포스트휴먼 생태학과 페미니즘>

인류세의 위기와 곤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너무 늦었다, 게임은 이미 끝났다’고 믿는 비관주의적 전망이나, 기술의 발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는 기술적 해결(technofix)의 낙관주의적 전망으로,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고통을 살필 수 있을까? 비판적 에코 페미니즘은 이 위기를 만들어낸 서구/남성/기술/자본… 중심주의적 유토피아/디스토피아를 비판하면서, 근대적인 휴머니즘의 이분법 주의를 넘어선 ‘생태 정의’를 모색한다. 이 강의는 인류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페미니스트 생태 정의’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을 보살피는 것만으로 성취될 수 없다는 것, 포스트휴먼 시대의 생태 정의는 (해러웨이가 크리터들critters이라고 부른) 지구 위의 모든 생명들, 물질들, 인공물들, 기계들 나아가 폐기물들과 오염물질들까지 서로 얽혀 ‘함께 만들어가는’ 이 ‘포스트휴먼 생태계’ 전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비판적 에코 페미니즘은 이 사유와 모색과 실천에 중요한 관점과 자원을 제공해 줄 것이다.

송은주 / 포스트코로나, 공존하는 삶은 가능할까? <펜데믹과 포스트코로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은 단순한 질병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 정치, 경제, 문화 전반에 심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회자되는 ‘인류세’가 단순히 지질학적 시대 명칭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리키는 문턱 개념이듯이, 현재의 팬데믹 또한 일회성의 사건으로 볼 수 없다. 인수공통전염병으로서 코로나 팬데믹은 인간과 동물 거주지 간의 경계가 무너진 인류세의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예견되었던 재난이다. 이 강의에서는 팬데믹의 위기는 인간중심적인 세계가 다다른 한계임을 인식하고, 인간과 비인간, 환경과의 관계를 재성찰하고자 한다. 팬데믹 시대의 포스트휴먼은 과학기술로 강화되어 물질세계를 지배하고 초월하는 인간이 아니라, 물질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뿌리박고 비-인간들과 상호접속을 통해 자신의 행위하는 능력을 분산하고 확장하는 인간이어야 한다. 우리가 포스트휴먼으로서 생존하기를 바란다면, 다른 존재들과의 공생을 위한 새로운 삶의 가치와 양식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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